영화 사랑이 뭘까 줄거리 - 현실 공감 로멘스 영화

 

영화 사랑이 뭘까는 가끔은 자상하고, 대부분 이기적이지만 미워할 수 없는 남자 마모루와 그런 그를 향해 전력질주하는 ‘마모루 지상주의’ 테루코의 현실 공감 로맨스입니다. 국내에서도 잘 알려진 일본을 대표하는 여성주의 작가 가쿠다 미쓰요의 동명 소설을 기반으로 한 탄탄한 원작을 바탕으로 한 작품인데요. 로맨스의 독특한 변주를 보여주는 이마이즈미 리키야 감독의 연출, 키시이 유키노, 나리타 료, 후카가와 마이, 에구치 노리코, 와카바 류야 등 현재 일본에서 가장 핫한 라이징 스타들의 열연을 한 작춤입니다.

 

 

드라마, 멜로, 로멘스

일본

124분

2020.4.09 개봉

감독 이마이즈미 리키야

출연

 

줄거리

 

그 여자, 야마다 테루코
 
 난 어느 한쪽으로 기울어 버려요
 사랑하거나 아무 관심 없거나
 
 그래서 좋아하는 사람 이외에는
 모든 사람이 관심 밖이에요
 
 그 남자, 타나카 마모루
 
 좋아하는 마음을 말로 다 전할 수는 없잖아
 너무 좋아해서 오히려 말을 못할 수도 있지
 서로 그 관계가 괜찮으면 문제 없지 않을까?
 
 오늘도 사랑의 답을 찾지 못했다.

 

 

“대학 졸업 후, 신입사원 시절에 만난 회사의 동기가 추천해 준 책이 [사랑이 뭘까]였다. 원래부터 가쿠다 미쓰요 작가의 소설을 좋아했지만 [사랑이 뭘까]는 읽지 않았었는데, 책을 읽고 난 뒤 바로 동기에게 ‘이 책은 영화화하면 정말 재미있을 거 같아’라고 했던 기억이 난다. 

 

가쿠다 씨의 작품은 사회파 작가라는 인상이 강하지만, 젊은 세대의 연애담을 그린 [사랑이 뭘까]는 지금 가쿠다 작가의 팬들이 보면 역으로 신선하게 느껴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번 작품을 기획한 후지하라 미노리 프로듀서는 2003년에 발간된 원작 [사랑이 뭘까]와의 만남을 이렇게 기억했다.

 


 주인공 테루코에 100% 공감할 수는 없지만, 그녀에게는 너무 아프고 짠한 연애를 하고 있어도 이상하게 상쾌한 느낌이 드는 수수께끼 같은 매력이 있다. 원작에 반한 후지하라 프로듀서는 한동안 영화계를 떠나 있었지만 우여곡절 끝에 2017년 드디어 본격적으로 영화화를 위해 시동을 걸었다.

 

 

 영화는 탄탄한 원작에 힘입어 사랑에 빠진 주인공들의 섬세한 감정선을 스크린에 고스란히 옮겨내며, 일본 관객들을 사로잡았을 뿐만 아니라 원작자마저도 사로잡은 원작의 성공적인 영화화 사례로 손꼽힌다. 원작자인 가쿠다 미쓰요 작가는 일상을 재조명하는 농밀한 심리묘사의 대가이다. 1990년 [행복한 유희]로 데뷔와 동시에 카이엔 신인문학상을 수상했으며, 이후 [대안의 그녀]로 일본 최고 권위 문학상 ‘나오키상’을 비롯해 다수의 문학상을 수상하며 일본의 대표 여성작가로 입지를 확고히 한 인물이다. [사랑이 뭘까], [공중정원], [대안의 그녀], [8일째 매미], [종이 달] 등 국내에서도 30여 권이 한국어로 번역되어 발간되었을 만큼 한국 독자들에게도 사랑을 받는 작가로 꼽힌다. 뿐만 아니라 <8일째 매미>(2011), <종이 달>(2014), <사랑이 뭘까>(2018)까지 다수의 작품이 영화화되었을 만큼 영화계에도 영감을 주는 작품들로 유명하다.
 


 “여성의 문제를 다루고 싶었다. 일본 사회는 아직도 남성 중심의 사회다. 남성이 겪는 문제는 표면화되기 쉽고, 크게 이슈가 되지만 여성은 그렇지 않다”(인터뷰 출처: 조선일보)고 소신을 밝힌 가쿠다 미쓰요 작가. [종이 달]에서 범죄와 일탈에 빠져들어가는 평범한 주부의 어두운 내면을 다뤘다면, [사랑이 뭘까]에서는 사랑에 전력으로 질주하는 ‘테루코’라는 인물을 중심으로 사랑에 빠진 여성의 심리와 연애방식을 섬세하게 묘사한다. 이러한 탄탄한 원작을 바탕으로 일본 로맨스의 새로운 물결을 선도하는 이마이즈미 리키야 감독의 연출, 키시이 유키노, 나리타 료, 후카가와 마이, 에구치 노리코, 와카바 류야 등 라이징 스타들이 총출동한 캐스팅으로 원작의 복잡미묘한 감정선을 고스란히 담아내며 영화의 완성도를 높였다. 가쿠다 미쓰요 작가는 “영화를 보니 다시 책을 읽고 싶어졌다”고 영화에 대한 소감을 전했다. 또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영화에는 기묘한 밝음과 해방감이 있다”, “더 좋아하면 지는 것이라고 생각할 때도 있었다. 이 영화를 보면서 당시 젊었던 나에게 연애에 이기고 지는 일 없으니 안심하라고 말해주고 싶다”(코멘트 출처: tjapan.jp) 등 영화에 대해 찬사를 보내기도 했다. 이처럼 영화는 상대와의 관계성에 따라 입장도 달라지는, 다채로운 형태의 사랑을 보여줍니다.

 

 

일본 로맨스 뉴웨이브에 어울리는 가장 주목 받는 라이징 스타들도 총출동했다. 주인공 테루코 역을 맡은 키시이 유키노는 2014년 도쿄 가스 광고 ‘어머니의 성원’편에 출연해 취업 준비생의 서러움을 현실적으로 그려내 일본을 울린 배우로 주목 받기 시작해 영화, 드라마, 연극 등 다방면에서 활약 중이다. <사랑이 뭘까>에서는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있기 위해 모든 일을 뒤로 미뤄두는 인물로 짝사랑할 때 느낄 수 있는 애절함, 설렘, 씁쓸함, 사랑스러움을 모두 표현해내 평단과 관객의 찬사를 받았으며, 이번 작품으로 제43회 일본아카데미상 신인여우상까지 거머쥐었다. 가끔씩 이기적이지만 미워할 수 없는 남자 마모루를 연기한 나리타 료는 사랑을 받는 입장과 사랑을 주는 입장을 모두 가지고 있는 입체적인 캐릭터를 매력적으로 소화해냈다. 나리타 료는 모델로 데뷔한 이후 일본 TV시리즈로 연기에 도전, 남다른 존재감을 드러내 현재 일본에서 캐스팅 1순위로 꼽히며 주목 받고 있다. <빵과 버스와 두 번째 첫사랑> 이후 이마이즈미 리키야 감독과 또 다시 뭉친 후카가와 마이는 2016년 아이돌 그룹 ‘노기자카46’을 졸업하고 배우로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으며, 이번 작품으로 사랑 앞에서는 까칠하지만 친구에게는 의리 넘치는 역할로 연기 변신에 성공했다.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전쟁과 한 여자>, <그들이 진심으로 엮을 때> 등 작품마다 개성 넘치는 매력으로 관객을 사로잡은 실력파 배우 에구치 노리코는 마냥 미워할 수 없는 쿨한 매력을 발산한다. 풋풋한 짝사랑 남학생부터 악역까지 어떤 역할도 소화해내는 카멜레온 같은 배우 와카바 류야는 이번 작품에서 순애보적인 사랑을 바치는 청년으로 분했다.

 

 

주인공 테루코는 일과 친구는 뒷전이고 오로지 짝사랑하는 마모루를 향해 전력질주하는 20대 후반의 직장 여성으로, 언뜻 사랑에만 목매는 시대착오적인 인물로 비춰질 수 있다. 하지만 일본 개봉 당시 관객들은 테루코의 사랑에 공감했으며, 특히 2, 30대 여성관객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사랑에 빠진 여자 주인공이 상대를 향해 전력 질주하는 모습이 그간 로맨스 영화 속 사랑 앞에 수동적이거나,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지 않는 여성 캐릭터와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표현되었기 때문이다. 자신의 사랑을 위해서, 아니 정확히 이야기하면 아직 손에 잡히지 않는 사랑을 찾아가는 테루코의 무모한 사랑의 방식이 혹자에게는 더 이상 사랑을 운운하지 않는 이 시대에 더욱 신선하게 다가왔을지도 모른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마모루가 동경하는 쿨한 매력의 스미레는 성격처럼 잡히지 않는 자유로운 사랑을 한다. 이미 사랑의 상처가 무엇인지 아는 스미레에겐 사랑은 멀리도 가까이도 하면 안되는 것. 매일 밤 친구들과 즐거운 파티를 하고 자신이 사랑을 주도하는 것처럼 큰소리를 내지만, 사실 그녀가 마음 편히 함께 여행 갈 수 있는 친구 한 명 없는 사실은 사랑에 겁내는 지독히도 외로운 존재임을 보여준다. 이런 테루코와 스미레 사이에 놓인 마모루는 테루코가 주는 무한한 사랑을 놓지 못하고 응석부리면서도, 자신과는 전혀 다른 스타일의 스미레를 향한 동경 역시 멈추지 못하며 자신의 마음을 명확하게 정의하지 못하고 갈팡질팡한다. 한편 연애 스타일은 달라도 테루코의 오랜 베스트 프렌드인 요코는 언제나 아버지에게 1순위가 아니었고, 무시당했던 엄마를 보고 자라며 생긴 마음의 상처로 “엄마처럼 사랑에 상처 받지 않을 거야”라고 선언하며 자신을 사랑해주는 사람에게 이기적으로 행동한다. ‘사랑에 빠지면 지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요코는 언제나 받기만 하는 사랑을 원하며 상대에게 사랑을 주는 방법은 알지 못한다. 그런 요코를 사랑하는 나카하라는 요코의 모든 것을 포용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의 마음 속에는 미처 자신도 깨닫지 못한 상처가 쌓여만 간다.
 
 이처럼 상대가 누군지에 따라서, 누가 더 좋아하느냐에 따라서 달라지는 주인공들의 얽히고 설킨 관계는 사랑이나 인간관계의 본질에 대해서 곱씹어보게 만든다.

 

 

가쿠다 미쓰요 작가는 “영화화가 되면 기본적으로 모두 맡깁니다”라는 관용 넘치는 태도를 가지고 있어서 각본가 사와이 가오리는 쉽게 시나리오 작업에 들어갈 수 있었다. 가슴 아프고 보는 사람을 안타깝게 만드는 테루코의 인물 묘사에 고심했다. 아프기만 하고 전혀 공감을 느끼지 못하면 안되기 때문에 밝은 톤을 유지하되 음영을 조율하는 게 어려웠다. 도중에 이마이즈미 감독이 각본에 참가하게 되어 거기서부터 최종고에 가기까지 약 1년 정도 걸렸다.
 이 기획이 본격적으로 실행되기 전부터, 후지하라 프로듀서 머리 속엔 이마이즈미 감독의 이름이 있었다. 혼자 만들고 있었던 기획서에는 ‘이마이즈미 리키야 감독 X 가쿠다 미쓰요 컬래보!’라고 써있었다. 이마이즈미 감독은 독특한 방식으로 연애에 대해 고찰하는 작가성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가쿠다 작가 소설 영화화 작업의 적임자라고 확신했다.

 

 

각본이 결정되고 캐스팅도 정해져 갔다. 주인공 테루코에게 원했던 건 ‘단지 귀여움만으로는 성립하지 않는 그 무엇!’ 복잡한 주인공 캐릭터를 자신만의 것으로 만들 수 있는, 실력 있는 배우를 찾는 일이었다. 키시이 유키노는 동안에 실제 나이보다 어려 보이지만 다른 작품에서 보여준 실력은 흠잡을 게 없었다. 그녀라면 순수하고 일편단심인 분위기, 어딘가 끈질기고 집착하는 모습을 잘 연기 해줄 것 같았다. 감독도 키시이 배우를 이전부터 알고 있었고 함께 일하고 싶은 배우라고 해서 바로 캐스팅했다.
 마모루 역의 나리타 료는 예전부터 그와 알고 있던 감독의 추천이었다. 처음엔 ‘나리타 료가 마모루 역을 맡기에는 너무 멋있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있었다. 마모루는 찌질한 구석이 있는 역이라서 ‘과연 나리타가 수락할까’하는 불안감도 있었지만 흔쾌히 응해주어서 너무 고마웠고 어떤 역이든 소화해 낼 수 있는 배우라고 다시 한 번 느꼈다. 하지만 뭘 입어도 멋있게 보이는 배우라서 헤어스타일과 의상 담당은 마모루 캐릭터를 만드는데 애를 먹었다.
 두 사람의 조화가 중요했던 요코와 나카하라 커플은 후카가와 마이와 와카바 류야에게 요청했다. 이마이즈미 감독의 <빵과 버스와 두 번째 첫사랑>으로 첫 주연이자 데뷔를 장식한 후카가와에게, 지금까지의 상냥하고 청순한 이미지를 깨뜨려버리는 요코 캐릭터를 주문했다. “그런 걸 깨뜨리는 게 재미있지”라는 감독의 의견에 후카가와도 동의했다. 자유분방하고 자신만의 길을 걸어가는 요코를 상큼하게 연기한 후카가와 마이의 새로운 면모를 보게 될 것이다.
 최대 난항이었던 스미레 캐스팅. 스미레는 후반에 등장해 테루코에게 위협이 되는 존재이다. 영화 속 스미레가 첫 등장할 때 임팩트가 대단히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보통 사람’인 마모루가 사랑에 빠지는 독보적인 개성을 가진 연상의 여성. 그 어려운 역을 자타공인 실력파 배우 에구치 노리코가 멋지게 연기해주었다.

 

 

촬영은 2018년 6월 중순부터 보름 간이라는 타이트한 스케줄로 도심을 중심으로 관동 근교에서 올로케로 이루어졌다. 촬영은 실내 촬영이 많았기 때문에 로케이션 선택도 중요한 포인트였다.
 테루코의 방, 마모루의 방 둘 다 실제의 아파트를 빌려 촬영했다. 작은 실내에 밀집한 스태프는 초여름의 뜨거운 햇살에 항상 땀으로 범벅이 되었다. 그리고 롱테이크가 많았던 테루코와 마모루의 긴박한 씬이 계속해서 촬영되었다. 두 사람의 씬은 연기 시합이었다. 컷으로 자르지 않고 기본적으로 한번에 쭉 촬영하기에 긴장감은 더욱 고조되었다. 두 사람의 실내씬은 후반에 한꺼번에 찍었는데 꿀이 떨어지게 사랑하는 때부터, 갑자기 화난 마모루 때문에 테루코가 혼자가 되는 씬까지 모두 하루에 찍을 때도 있어서 두 사람에게는 힘든 일정이었다.
 촬영은 거의 순서대로 찍을 수 없었지만 두 사람이 처음 만나는 결혼식장 뒤풀이씬은 첫날 촬영을 했다. 포스터에 사용된 마모루가 테루코를 업고 행복해하는 씬은 뒤풀이에서 돌아오는 길에 취한 두 사람의 씬이었다. 막바지에 본편에 넣을까 고민했었지만 결국 사용되지 않았다. 너무나도 아름다운 시간이 담긴 귀중한 한 씬이었다.
 

 

그 밖에도 한 손엔 맥주캔을 들고 테루코가 쓸쓸히 걷는 거리, 요코가 사는 고즈넉한 옛날 가옥, 테루코가 랩으로 스미레를 디스하면서 거칠게 걸어가는 골목 거리, 스미레가 테루코를 초대한 파티장은 모두 도내에서 촬영했다. 구체적인 지명이 등장하는 나카메구로, 타카이도 등 원작에 충실하려는 제작진의 의도가 숨어있었다. 도쿄는 지방 출신자들이 모여있는 곳이고 그곳에 살아가면서 연애뿐만 아니라 모두 사람을 그리워한다고 생각했다. 그런 희박한 분위기를 2019년에 이 주제를 다루는데 있어 꼭 만들어보고 싶었다. 나카메구로 파티씬도 ‘스미레는 실제로 누구와 친하지?’, ‘마음 속 깊이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친구는 누가 있지?’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도, 스미레가 테루코를 감싸는 것도 그런 이유가 있을 것이다.
 테루코와 스미레는 기묘하게 닮아있다. 이마이즈미 감독도 원작을 읽었던 그때부터 두 사람은 닮은 꼴이라고 생각했고, 촬영을 하면서 두 사람의 캐릭터가 점점 가까워지는 것 같은 느낌이 있었다고 말한다. 그것은 테루코, 마모루, 스미레, 나카하라 4명이 놀러 간 호수 여행에도 잘 나타난다. 하룻밤을 자고 난 다음날 아침, 계단 밑에서 숙면을 하고 있는 마모루를 스미레가 그리고 그 뒤에서 테루코가 나란히 보고있는 시퀀스. 이마이즈미 감독은 원래 테루코가 혼자서 마모루를 보고 있는 씬이었는데 지금까지 테루코와 스미레의 관계성을 보고 있으니 테루코가 마모루에게 가진 마음을 누구보다도 알고 있는 사람이 스미레란 생각이 현장에서 들었다. 그 거리감은 전날 저녁 씬에서 잘 나타나고 있어서 급하게 두 사람이 나란히 마모루를 쳐다보는 씬으로 변경되었다고. 실내씬이 대부분이었던 이야기에 유일하게 열려있는 로케이션이었던 가와구치 호수씬은 소중한 씬 중 하나였다.

 

 

감독은 원작에 지대한 존경을 가지고 있지만 영화적 오리지널 스토리 전개도 넣었다. 특히 원작에 없는 요코와 나카하라의 재회씬은 세 갈래 짝사랑의 미묘한 콘트라스트를 보여준다. 각자의 짝사랑에 대한 해답이 겹치지 않도록 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한 감독의 의지였다. 지금까지 따라다니던 사람이 갑자기 따라오지 않으면 신경 쓰이게 된다. 계속해서 마모루에게 집착했던 테루코의 관계성은 변화하지 않고 거기에 마모루 친구인 남성과 사귀게 되면서 영원히 곁에 머무는 아이러니.


 감독은 요코와 나카하라의 관계도 재회로 두 사람의 관계가 이어지는 게 아니라 “두 사람 행복해질까?” 정도에서 끝내는 게 재미있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갤러리 씬은 해외 영문판 자막을 넣을 때 고심했다. 일본어는 “나카하라라고 검색하니 뭔가 나왔어”인데 요코의 대사 중 이 ‘뭔가’가 전해지지가 않았다. 요코가 열심히 나카하라를 검색한 것 같이 보이는 건 피하고 싶었다.

 

작품의 핵심이라고 말할 수 있는 ‘좋아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는 일종의 독특한 테루코만의 감성이다. 중반 테루코의 ‘왜일까 나는 아직 타나카 마모루가 아니다’라는 충격적인 대사는 실제로 러쉬 필름을 보는 마지막 단계에서 감독의 제안으로 넣은 것이다.

 


 좋아하는 사람, 그 사람이 되고 싶다는 어떤 선을 넘는 테루코의 감정은 섣달 그믐날 저녁 테루코가 나카하라에게 이야기 하는 씬에서도 나오기 때문에 작품의 주제로서 확실히 보여진다. 하지만 그것을 고민 끝에 코끼리 사육사가 된 테루코의 모습으로 보여준 것은 감독의 아이디어였다. 초반 ‘왜일까? 나는 아직 타나카 마모루의 연인이 아니다’의 녹음에서 일부분을 편집해서 바꾸었다. 이마이즈미 감독은 “갈 때까지 가는 주인공의 모습을 표현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블루 재스민>의 주인공이 마지막 공원에서 혼자서 뭐라고 이야기하는데 그 씬이 처음부터 이미지에 있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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