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광주비디오: 사라진 4시간 줄거리 민주화 운동의 다큐멘터리

과거를 어떻게 기억하고, 기록했는가에 따라 우리는 다른 사회를 경험해왔다. 기록되고 회자되지 못한 역사는 현재는 물론 미래를 만들어 나가는 데 어떤 영향도 미치지 못한 채 사라진다. 올해로 40주년을 맞은 5·18광주민주화운동이 오늘날 오롯이 한국 민주주의의 빛나는 유산이 되기 위해서 기억을 보존하고 기록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다름아닌 동시대 사람들의 삶과 연계성을 담는 역사의 현재화다.

영화 <광주비디오: 사라진 4시간>은 시대의 어둠을 넘어 찬란히 빛나는 민주시민들의 유산 ‘광주비디오’ 탄생의 숨은 면면과 그에 얽힌 지금까지 미지로 남아있는 1980년 5월 21일 전남도청 앞 집단 발포의 시간을 구현하고 재발견해, 2020년 현재의 우리 앞에 펼쳐 보인다.

큐멘터리

감독 이조훈

출연 민승연, 박상증

 

영화 광주비디오: 사라진 4시간 주러리

 

인생을 송두리째 뒤흔든 영화가 ‘광주비디오’인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80년 오월 광주를 담은 거대한 진실의 파도 앞에 인생의 항로를 바꿨다.
 이 ‘광주비디오’를 만들고 전파한 것도 그 파도에 몸을 실은 사람들이다.


 처음으로 공개되는 이들의 숨은 이야기와 5·18민주화운동 40주년,
 아직도 밝혀지지 않은 집단 발포 현장의 사라진 4시간에 대한 추적!


 역사의 기록을 되감고 시대의 기억을 되새기는 시간을 만난다.

 

<광주비디오: 사라진 4시간>은 5·18민주화운동 40주년을 기념해 광주시와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이 ‘광주’를 소재로 한 ‘광주 브랜드 영화’ 공모에 당선되어 제작에 착수, 완성한 작품이다. 지난 5월 15일 KBS 5·18민주화운동 40주년 특집 49분 방송용으로 첫 공개되어 반향을 모았고, 5월 18일 5·18민주화운동 40주년 기념 영화제 '시네광주1980'을 통해 82분 감독 확장판(극장판)으로 온라인 최초 공개돼 크게 주목받았다. 이 작품은 특히 5·18민주화운동을 알리기 위해 당시 시민들이 직접 ‘영상물’을 만들고, 80년대 이제 막 보급되기 시작한 VCR(비디오 카세트 레코더)을 통해 전국에 전파한 민주화운동의 기념비적인 사례를 처음으로 스크린에 담은 점이다.

1980년대 광주를 세상에 알리기 위해 비밀리에 제작·유통된 항쟁 당시의 영상 기록물 이른바 '광주비디오'의 탄생 과정을 담은 첫 영화임과 동시에 흑백사진 한 장만을 남긴 채 흔적도 없이 40년째 종적을 감춘 기록을 쫓는 끈질긴 추적의 기록이다. 역사를 직접 경험하지 않은 세대들까지 그들만의 방식으로 생각하고 고민할 수 있도록 기록들을 수집하고 시대의 기억을 연구해 광주의 오월을 다시 수면 위로 올리는 작업인 셈이다. 5·18민주화운동의 밝혀야 할 진실은 여전히 남아있다. 거리로 나와 저항에 앞장섰던 시민들과 전남도청 앞 즐비한 시신들을 담은 처참한 풍경은 수많은 미디어를 통해 재현되고 재생되었다. 그로부터 40년이 흐른 지금, 벌써 열 번째 5·18진상규명조사위원회가 세워진 2020년에도 진실은 가려져 있다. 1980년 5월 21일 전남도청 앞 집단 발포 전후 4시간은 완벽하게 자취를 감췄다. <광주비디오: 사라진 4시간>은 40주년과 사라진 4시간, 사라진 기록과 함께 1980년 5월 21일 전남도청 앞에서 시민들을 상대로 무차별 발포가 이뤄진 역사를 재조명하며 당시는 물론 지금까지 책무를 다하지 못하고 있는 언론에 질문을 던진다. 수많은 피해자를 낳았지만 2019년 군에서 국가기록원으로 이관한 5·18 자료 목록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은 채 모두가 “없다”라고 말하는, 굳건히 은폐된 전남도청 앞 집단 발포의 기록을 끝까지 밝혀야 한다고 주장한다.
 
 실제 80년 오월을 목격한 광주의 눈 나아가 이제 그 진실을 목도하게 될 현재 관객들의 눈을 모두 사로잡을 <광주비디오: 사라진 4시간>은 7월 16일 개봉해 40년의 장막을 걷고 진실을 비출 예정이다.
 


 대한민국 민주화의 촉매제 ‘광주비디오’의 재발견
 시대의 어둠을 넘어 찬란히 빛나는 뒷이야기를 좇다!
 80년대 첩보전을 방불케 한 제작·유통과정을 만난다!
 
 1985년 소설가 황석영이 책임 필자로 출간한 도서 [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는 80년대 당시 대학생과 지식인들 사이에서 큰 반향을 모은 지하의 베스트셀러이자 5·18광주민주화운동을 첫 집대성한 활자 기록물이었다. 하지만 80년 5월 광주의 상황을 국내외에 알리기 위한 다양한 시도 중 가장 위험했지만 그만큼 가장 효과적이었던 것은 당시 광주의 진실을 영상으로 오롯이 담은 이른바 ‘광주비디오’라고 불린 비디오 테이프의 전파였다.


 <광주비디오: 사라진 4시간>은 활자 기록물 그 이상의 전파력으로 온 국민을 경악시킨 ‘광주비디오’들의 제작, 전파 과정을 처음으로 한데 모아 재발견해낸 또 다른 집대성의 결과물이다. 삼엄한 감시를 피해 탄생한 영상기록물은 첩보전을 방불케 하는 제작과 미국, 일본, 독일을 거쳐 밀반입한 후 증폭기를 이용해 밤새 복사본을 만들어 유통하는 과정을 통해 전국으로 전파됐다. 영화는 이를 실제 당시의 주역들을 통해 재현 등의 방식으로 영화적으로 복원한다. 세간에 존재한다고 알려진 ‘광주비디오’는 <오 광주!><오월 광주><원한의 땅 광주는 고발한다><피의 항쟁의 기록><기로에 선 한국><계엄령 하의 한국><오월 그날이 다시 오면> 총 7편. 영화 <광주비디오: 사라진 4시간>은 그중 뉴욕 한인들이 제작한 <오 광주!>와 영화 <택시운전사>(2017)로 익숙한 독일 ARD 방송국의 기자 위르겐 힌츠페터가 촬영한 <기로에 선 한국>, 천주교 광주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가 재편집한 <오월 그날이 다시 오면> 3편의 제작진을 찾아 ‘광주비디오’가 얼마나 많은 이들의 인생의 항로를 바꾼 비디오였는가 회고하며 당시의 참상을 전하고 역사가 주목하지 않았던 이름과 얼굴들을 아로새긴다. 더불어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가 제작한 <원한의 땅 광주를 고발한다>를 부각하고, 북한군 개입설의 허상을 증명하는데도 많은 공을 들였다.

광주의 진실에 공분하여 불심검문과 체포의 위협에도 전파자와 해설자를 자처했던 뉴욕과 독일의 교민이자 평범한 학생들과 시민들은 어느덧 노년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었음에도 젊은 시절의 의지를 상기하는 굳건한 표정으로 인터뷰에 응한다. 이제 우리는 5·18을 떳떳하게 기억한다. 시민의 힘으로 만든 '민주주의 빛나는 유산 '광주비디오'가 있기에 가능했다. <광주비디오: 사라진 4시간>은 ‘광주비디오’라는 기록과 ‘광주비디오’ 전파자들의 기억을 통해 5·18이 한국 민주주의에 씻을 수 없는 상처이자 찬란히 빛나는 유산임을 방증한다. ‘광주비디오’가 붙인 진실의 불씨를 폄훼와 왜곡으로 꺼뜨릴 수 없다. 영화의 마지막 경호원의 엄호를 받으며 광주지방법원을 빠져나가는 전두환 씨의 모습이 보인다. 40년 전의 ‘광주비디오’ 속에 담긴 진상규명의 목소리는 2020년의 광장에도 울려 퍼지고 있다.
 
 민주시민의 빛나는 유산 ‘광주비디오’의 재발견을 통해 5·18 민주화운동을 고찰하는 <광주비디오: 사라진 4시간>은 7월 16일 개봉해 진실 규명에 대한 갈망과 의문에 불씨를 댕긴다.
 


 광주 출신 내부인의 내밀하고 면밀한 시선
 영화/시사 방송 PD 경력 돋보이는 추적 다큐멘터리
 40대 감독과 40대로 접어든 5·18 역사 사이 접점을 만들다!
 
 <광주비디오: 사라진 4시간>을 연출한 이조훈 감독은 1973년생으로 5·18 당시 시민군에게 밥과 물을 나눠주던 어머니, 도청 앞 고시학원에서 강의를 하다가 계엄군에게 구타당하고 귀갓길에 M16 탄피를 주워 온 아버지의 모습을 기억한 채 유년 시절을 보낸 광주 출신 영화인이다. 각자의 방식으로 그날 이후의 삶을 이어나가고 있는 가운데, 누군가는 숨어야 했고 누군가는 앞서서 목소리를 냈던 시간을 함께한 내부인의 더욱 면밀하고 냉철한 시선으로 광주의 시간을 담아냈다.


 “절대 말하지 말아라. 넌 아무것도 본 게 아니다”라고 당부했던 국민학교 선생님을 떠올린다. “대학교 다닐 당시 선배들을 통해 직접 봤던 ‘광주비디오’가 불현듯 기억이 난다” 역사적 비극을 온몸으로 경험한 감독은 자신의 광주를 이야기한다. 어렴풋이 기억나는 어릴 적 상황의 맥락들을 어지럽혔던 건 수없이 접했던 매체 속 왜곡되었던 사실들이었고, 얽혀버린 맥락을 다시 선명하게 만들어주었던 건 대학시절 관람한 ‘광주비디오’였다. 광주의 역사를 이해하는 과정 속 미디어의 영향이 컸던 40대 광주 출신 감독이 말하는 5·18의 이야기는 보다 다양한 관점을 담았다. 50대 이상의 세대들은 그때 현장에 있었고, 30대 이하의 세대들은 SNS로 대표되는 뉴미디어를 통해 역사로서 광주를 되새긴다. 그 사이에 존재하는 이조훈 감독은 자신의 세대가 5·18에 갖고 있었던 거리감을 그대로 투영했다. 40주년에 접어든 5·18 민주화운동과 또래로서 성장했던 이가 과거의 영상 클립들을 다시 확인하고 재편집하는 과정 속에서 접점을 찾아냈다. <광주비디오: 사라진 4시간>은 감정적인 영역을 줄이고 오랜 시간의 조사와 증거를 바탕으로 4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풀리지 않는 의문에 대한 진실을 요구한다.

기존 언론에 대한 불신을 표출하고 가짜 뉴스와 선동이 판을 치는 뉴미디어 시대에 경종을 울린다. 2000년에 데뷔하여 시사 방송 프로그램과 영화 다큐멘터리를 넘나들며 작품활동을 해온 이조훈 감독은 영화의 매력을 기계적 중립성이나 친절한 전달을 위한 객관화 대신 주관적 판단 아래 저널리즘의 형식을 빌어 신뢰를 쌓아가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전 세계 선진국들이 먼저 시작한 공공재의 민영화 정책을 깊이 있게 파헤친 다큐멘터리 <블랙딜>(2014)과 박정희 정권 시절 납치돼 무임금으로 개척 사업에 강제 동원된 피해자들의 보상 문제가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기본법(과거사법)에 포함되도록 이끌어낸 서산개척단>(2018) 등 작품을 통해 은폐된 진실을 추적하고 의혹을 정면 조준하는 저널리즘 다큐멘터리로 세상의 변화를 이끌어낸 경험이 있기에 <광주비디오: 사라진 4시간>의 귀추가 더욱 주목된다. “사망한 시민은 한 명도 없습니다”라는 새빨간 거짓말을 하는 당시 20사단 61대대장 김동진의 모습에 공분을 일으켰다면, 세상과 단절되어 지옥의 시간을 보낸 광주 시민들의 고통을 오롯이 느꼈다면, 이조훈 감독에게 끝까지 시선을 떼지 말기를 바란다. 기존의 광주학살 책임자 찾기의 패러다임을 뛰어넘어 ‘사라진 4시간’의 진실을 한 올 한 올 벗기는 차기작으로 진실 공방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진정한 저널리즘 다큐멘터리의 등장!
 전파하고 전파받은 시민들이 완성한 민주주의
 진실을 전달하는 모든 이들을 위한 위로를 건네다!
 
 1980년 5월 21일 전남도청 앞 21일 12시부터 4시 정도까지 4시간에 대한 기록은 그 어디에도 남아있지 않다. 당시 총을 맞고 쓰러지는 시민의 모습이 담긴 사진 한 장이 유일한 기록이다. 당시를 기록한 모든 비디오에서도 사라진 4시간에 대한 기록은 찾아볼 수가 없다. 파견된 기자가 20여 명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입장을 그대로 내보낼 뿐인 방송사들과 인터뷰에 응하지 않거나 인터뷰에 응하더라도 답변을 얼버무리는 국가기관 속 돌파구는 아카이브 필름뿐이었다. 이조훈 감독은 스스로 “모든 아카이브 필름을 뒤져봤다”라고 자신할 만큼 엄청난 취재량을 바탕으로 여전히 알려지지 않은 진실을 짚고 가해자들에 대한 단죄를 촉구하며 우리가 이어가야 할 민주 정신을 이야기한다.


 오늘날 한국 민주주의의 초석이 된 5·18민주화운동이 여전히 가해자들과 일부 세력에 의해 가려진 채 왜곡되고 폄하되고 있는 만큼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등 남은 과제의 해결이 하루빨리 이뤄져야 한다. 아울러 더 이상 왜곡되지 않도록 그날의 역사를 정확하게 추적하고 기록으로 남기는 일도 못지않게 중요하다. <광주비디오: 사라진 4시간> 역시 은폐된 진실을 추적하고 의문들을 낱낱이 파헤치는 기록물이다.

영화의 주 재료가 옛날 ‘광주비디오’란 점에서 착안해 VHS 테이프를 연상시키는 화면 질감을 적극 활용했다. 과거와 현재의 연결점에 해당하는 시퀀스마다 화면 질감 효과를 자연스럽게 녹여내 연결고리를 만들었다. 추적과 기록을 다루는 저널리즘 다큐멘터리의 구성을 이야기할 때 흔히 현장 기록, 자료 화면, 인터뷰를 떠올리지만 <광주비디오: 사라진 4시간>은 남다르다. 청년 시절 비디오를 제작하고 유통했던 사람들이 40년이 지나 노년의 모습으로 직접 자신의 스토리를 재연하고, 상영회를 진행했던 명동, 광주 망월동, 대구 일대에 다시 방문하게끔 했다. 감독 자신도 재연의 과정에 적극 참여했다.

역사적 사건을 다룬 다큐멘터리에서 이야기 전달의 형식적 화법을 실험적인 시도는 진실을 전달했던 이들에게 위로를 건네고 의지를 다시 상기시키기 위함이었다. 드라마적인 회고를 통해 진실을 전파하고 전파받았던 이들에게 치유의 경험을 선사한다. 아픈 역사지만, 진실을 전파하고 진실을 전파받았던 기억들이 트라우마가 되어서는 안 된다. 진정한 저널리즘은 단순한 현실 전달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피해자의 울분보다도 역사적 의미를 조명하여 민주주의를 이룬 사람들로서 자긍심을 가질 수 있는 과거의 모습을 되새긴다. 올해 5월 18일 5·18민주광장(옛 전남도청 앞)에서 열린 ‘제40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 기념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발포 명령자 규명과 계엄군이 자행한 민간인 학살, 헬기 사격의 진실과 은폐·조작 의혹과 같은 국가폭력의 진상은 반드시 밝혀내야 할 것이며 ‘5·18진상규명조사위원회’가 남겨진 진실을 낱낱이 밝힐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한 바 있다. 정부와 ‘광주비디오’의 전파 주역 중 한 명이었던 문재인 대통령의 의지가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한 만큼 영화 <광주비디오: 사라진 4시간>이 제기한 은폐된 40년의 의문들이 낱낱이 진실로 드러나 광주의 시간을 보낸 모든 이들에게 진정한 위로와 치유를 건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10·26사건과 5·18민주화운동 그리고 6·10항쟁
 2020년 광화문 광장의 촛불로 이어지는 유기적인 투쟁
 한국 민주주의 역사의 타임라인을 연결하다!
 
 폭력적인 국가의 억압에 맞서 무장항쟁에 나설 수밖에 없었던 시민들의 1980 년 5·18 광주민주화운동. 그리고 새로운 세대가 중심이 되어 평화 시위의 시작을 알린 2000년대의 촛불집회. 총구 앞에 맞서 화염병을 들고 구호를 외쳤던 시대를 지나 촛불을 켜고 민주주의를 노래하는 시대에 도래했다. 이것은 결코 시간의 흐름에 따라 자연스러운 변화가 아니다. <광주비디오: 사라진 4시간>은 수많은 개개인과 시민들의 희생으로 쌓아 올린 한국 민주화의 초석 5·18 민주화운동으로 인해 가능했다는 사실을 영화를 통해 다시금 상기시킨다.


 <광주비디오: 사라진 4시간>은 영화 결말부 경호원들의 가호를 받으며 광주지방법원을 빠져나가는 전두환 씨의 모습처럼 흐지부지 빠져나간 역사에 대한 확실한 진상 규명과 처벌의 필요성을 유기적인 타임라인 아래 포착한다. 10·26사건으로 포문을 열고 5·18광주민주화운동을 ‘광주비디오’와 ‘사라진 4시간’이라는 키워드로 뽑아본 후 이로부터 파생된 6·10민주항쟁과 2018년 광화문 촛불시위 현장을 비추며 한국 민주주의 역사의 커다란 흐름을 연결하는 구조를 취했다. 과거의 사건을 조명하는데 그치지 않고 미래를 견지하며 여전히 알려지지 않은 진실을 짚고, 철저한 진상규명을 다시 한번 환기시키며 가해자들에 대한 단죄를 촉구하는 문제적 다큐멘터리를 탄생시켰다. 한 편의 영화로 우리의 민주주의가 꽃을 피우는 과정을 만나볼 수 있다.

가해자에 대한 확실한 처벌이 이뤄지지 않았기에 2020년에도 왜곡된 역사와 선동은 끊임없이 재생산되고 있다. <광주비디오: 사라진 4시간은> 기념비적인 칭송만을 하다가 마무리되는 어용영화와 결을 달리한다. '사라진 4시간'에 대한 현재적 추적과 이 모든 사건의 책임자인 전두환에 대한 현재성을 연관 짓는다. 오늘날에는 미흡한 역사교육과 뉴미디어의 익명성, 신속성 등에 의해 빠르게 확산된 가짜 뉴스로 인해 역사의 사각지대 속에 갇혀버린 5·18민주화운동의 진실이 더욱 혼란스럽게 느껴지는 듯하다. <광주비디오: 사라진 4시간>은 이에 맞서 사건이 역사적인 의미를 지니는 과정을 비춘다.

1980년 5월 18일을 온몸으로 겪으며 받아들여지기를 바랐던 사람들과 당시의 광주를 전파했던 사람들의 염원, 동시대를 살았지만 외면해온 채 민주주의를 누려온 이들의 부채감 그리고 은폐된 기록이 현재에 던지는 메시지 등을 스크린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광주비디오: 사라진 4시간>은 기존의 들끓는 공분으로 진실 규명을 외쳤던 선동의 방식을 뛰어넘어, 뉴미디어 시대 속에서 민주주의가 특정 세대 혹은 특정 지역의 전유물이 아닌 모든 사람들이 공유할 수 있는 가치라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5·18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세대들이 자신이 참여했던 경험을 통해 감정적으로 공명할 수 있도록 유기적인 민주주의의 타임라인을 키포인트로 삼았다. 그리하여 여타의 5·18 관련 콘텐츠들과 차별화되는 지점을 만들었기에 젊은 세대들의 공감과 반향 역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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